8월의 시작과 함께 시장은 급락세를 보인 바 있다. 3일만에 S&P 500은 6%나 떨어졌다.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약하게 나왔고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확산된 데 따른 것이다. 연준이 즉각 금리인하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우려를 반영한 반응이었다. 하지만 7월중 소매매출 등 이후 나온 경기지표들이 미국경기 전반이 여전히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음을 확인시켜줬다. 우려는 곧 불식됐고 시장 하락세도 빠르게 역전됐다.
결과적으로 단기 시장지표들도 개선됐다. 대체적으로 상승장세가 우세한 상황이다. 하지만 여전히 리스크 요인들은 상존하고 있다. S&P 500 기준 주가수익률은 22배를 가리키고 있다. 역사적 평균치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주식형 자산의 고평가는 시장이 그만큼 향후 경기를 낙관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속적인 경기성장과 양호한 기업실적, 연준의 공격적 금리인하 등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이 과연 이같은 시장의 기대감을 뒷받침해줄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최소한 단기적으로는 상승장세가 우세하다. 이달에 곧 있을 연준의 회의가 매우 중요한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의에서는 연준의 경기전망요약(SEP)이 발표될 예정이다. 연준의 입장이 시장의 기대 및 예상과 얼마나 일치할 지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다.
기술분석 지표, 2분기 기업실적, 공포지수 안정 등 상승장세 요인
채권수요 증가, 금 등 안전자산 수요 증가, 통화량 축소 등 하락장세 요인
상승요인과 하락요인
먼저 기술분석 지표들이 상승세로 돌아섰다. S&P 500과 주요 지수들의 Point and figure 차트가 빠르게 상승세로 전환됐다. 8월초 급락 이후 역시 빠른 속도로 꾸준한 회복세를 보인 패턴이 추가 상승세 지속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2024년 2분기 기업실적은 상당히 고무적이었다. 경기 ‘펀더멘틀’ 측면에서 시장 회복에 대한 논리적 근거를 제시한 것이다.
현재 월가 분석가들은 올 연말까지 이같은 양호한 기업실적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결국 2024년의 남은 4개월동안 상승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8월초 시장의 급락 당시 이른바 ‘공포지수’라고 불리는 ‘빅스(vix)’도 큰 폭으로 뛴 바 있지만 현재는 정상주순이다.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잦아들었다는 뜻이다. 인플레이션 수치 역시 지속적으로 연준의 타겟 레벨인 2%를 향해 내려오고 있는 것도 좋은 흐름이다. 인플레이션 하락추세에 대한 확신이 커지면서 이에 대한 우려와 관심은 그만큼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반면 채권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이 리스크 자산인 주식시장에는 불리한 소식이다. 최근들어 채권값은 뛰고 수익률은 떨어졌다.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한 것이다. 연준이 아직 긴축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리스크다. 현금과 현금성 자산을 포함하는 M2 통화량이 고점대비 줄어든 상태로 통화긴축 상태를 시사하고 있다.
이는 일반적으로 부정적 요인이다. 채권이나 금 등 이른바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늘고 옵션 거래활동이 증가추세를 보이는 것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부 시장 참여자들이 하락장세에 대비하고 있음을 말해주는 대목으로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부정적이다.
인플레이션과 금리
7월중 소비자물가지수(CPI) 2.9%는 역사적으로 중장기 평균치로 볼 수 있다. 인플레이션이 정상화됐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전반적인 물가는 물론 수년전에 비해 현저히 높아진 것이 사실이지만 적어도 물가상승 속도는 둔화되고 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잦아드는 이 시점에서 기억할 것이 한 가지 있다. 최근 수년사이 경험한 인플레이션은 팬데믹이라는 글로벌 예외 환경에 따른 것이었다는 점이다. 이 시기 가파른 물가상승은 팬데믹 여파에 따른 수급불균형 상황에서 각국이 적극적으로 통화량을 늘린 탓이다.
이전에도 미국내 물가폭등은 이런 예외적인 사건들로 촉발된 바 있다. 2차 세계대전 직후와 한국전쟁 당시가 그랬다. 두자리수 물가상승률을 초래했던 70년대 오일쇼크와 90년대 걸프전 환경, 2008년 개스값 폭등 등도 비정상적 인플레이션을 가져온 비슷한 지정학적 변수들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다른 경우는 60년대말 경기활황기였다. 경기가 너무 좋으면 이 역시 인플레이션 유발의 원이이 될 수 있슴을 보여주는 것이다. 최근의 인플레이션은 팬데믹이라는 외적 요인과 이후 진행된 회복 활황세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그만큼 특별한 경험인 셈이다.
이달 연준의 금리인하가 예상되는 가운데 모기지 금리는 이런 기대감을 이미 반영하고 있다. 이로 인해 재융자도 갑자기 늘고 있다. 8% 모기지 금리 시대는 이제 지나간 듯하다. 연준의 금리인하에 대한 전망과 함께 지난해부터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30년고정 모기지 이자는 지난해 11월 20년래 최고치인 7.79%를 찍은 바 있다. 현재는 6.5% 아래로 내려온 상태다. 큰 차이가 아닌 것으로 느낄 수 있지만 30년동안 절약할 수 있는 이자 금액으로 생각하면 이는 분명 큰 것이다.
패니매의 최근 재융자 인덱스를 보면 재융자가 급증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8월중 수치가 전년 동기대비 거의 80% 증가했다. 절대적인 수치로는 저금리 시대와 비교할 때 그리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새로운 환경에서도 작은 이자하락이 재융자 활동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볼 수 있다.
연준의 금리인하가 시작되면 연말까지 계속 추가 하락세를 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내년 봄과 여름 부동산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게 되는 촉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고용시장이 지나치게 위축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생각할 수 있는 시나리오다.
시장의 기대 금리와 연준의 금리전망 간극 좁혀지는 것이 관건
연준과 전망
이달부터 연준의 금리인하가 예상되고 있다. 그동안의 긴축 기조가 완화로 바뀌는 신호탄이 되는 셈이다. 실제 금리인하 여부와 폭도 중요하지만 향후 전망치를 담고 있는 경제전망요약(SEP)이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실업률과 경제성장률, 인플레이션, 기준금리 등 주요 경기지표에 대한 연준의 생각과 입장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현재 시장은 연말까지 1%포인트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이달에 0.25%포인트, 11월에 0.5%포인트, 그리고 12월에 마지막 0.25%포인트 인하한다는 기대 스케줄이다. 하지만 지난 6월 공개된 연준의 가장 최근 SEP에 따르면 연준은 연말까지 0.25%포인트 인하를 전망한 바있다. 분명 더 공격적 인하 가능성이 없지 않지만 시장이 기대하고 있는 수준만큼 전향적일 지는 회의적이다.
시장의 예상치는 정확하지 못할 때가 많다. 그래서 연준의 실제 행보가 기대와 다를 때 시장이 충격을 받을 수도 있다. 반면 연준이 만약 연내 0.75%~1.25%포인트 인하를 예상한다면 이는 시장에 상당한 호재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투자자들은 이와함께 연준이 보는 고용시장 전망도 주목할 것이다. 금리인하 효과는 고용시장이 악화되지 않고 경기 전반이 양호한 상태를 유지한다는 것을 전제로 할 때 긍정적일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반대 효과로 나타날 수도 있다. 이번달에 있을 연준의 금리인하 결정과 경기전망요약은 어떤 형태로든 남은 2024년 시장의 향배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어떤 시장환경에서나 중요한 것은 전반적인 리스크 성향과 수용능력에 따라 적절한 리스크 관리를 하며 투자운용을 하는 것이다.
KEN CHOE | CIMA®, CFP®
Managing Partner / Princip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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