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한국에 있는 금융계좌를 신고해야 한다는 규정에 대해서 들었다. 앞으로는 규정대로 매년 신고를 해야 되겠지만, 이런 규정이 있는지 몰라서 과거에 신고하지 않았던 금융계좌를 이제와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싶다. 벌금을 많이 낸다고 하는데…
A: 그동안 정부기관과 공인회계사를 비롯한 세무 전문가들의 홍보로 해외금융계좌 신고의 의무 (FBAR)에 대해서 이젠 많이들 숙지하고 있는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모르고 지나갔던 과거에 있다. 신고되지 않은 금융계좌의 존재는 많은 사람으로 하여금 근심과 걱정을 하게 만든다. 예상되는 미국과 한국의 FATCA (Foreign Account Tax Compliance Act) 협정으로 인하여 그 근심은 더해만 간다.
벌금과 세무감사를 피한다는 목적으로 소유하고 있던 주식을 팔고, 은행구좌도 다 닫고, 그렇게 금융계좌를 정리하면 괜찮은게 아닌가 물어보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쉽게 수긍이 가는 해결책의 한 방법으로 보여질수 있지만, 이런 행동들은 세무감사를 받게 된다면 오히려 문제를 더 어렵게 만들수 있다. 규정을 알면서도 재산을 감추고자한 의도적인 행동으로 비쳐질수 있고, 거기에 탈세의 의혹까지 더해진다면 심각한 문제로 발전할수 있는 소지가 다분하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고 하지 않던가. 이젠 어떤 방법이든 행동으로 옮겨야 할 때다. 지금 선택할수 있는 세가지 옵션이 있다. 그 세가지 옵션의 장단점을 설명함으로 질문에 답한다.
먼저, 흔히 뉴파일링 (New Filing or Disclosure)이라고 불리는 방법이다. 이전 회계연도에 신고하지 못했던 금융계좌는 묻어두고, 현 회계연도부터, 다시말해 2013년부터 신고하기 시작하는 방법이다. 우선, 2013년 개인 소득신고 할때 ‘Schedule B’를 작성하면서 이자소득을 기록해야 함과 동시에 ‘Part III’에 해외금융계좌의 존재를 명시해야 한다. FATCA 양식인 ‘8938’을 작성해서 첨부해야 함은 물론이다. 이 방법의 문제는 소득신고서에 첨부되는 Schedule B에 해외금융계좌의 존재와, 이전 회계연도에 포함된적이 없는 이자소득이 처음으로 기록되기 때문에 미연방 국세청(IRS)의 관심을 받기에 충분하다는 데 있다. 또한, 만에 하나 IRS가 그 자금의 출처를 요구 한다면 설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보인다. 세무 감사를 받을수 있는 위험수위가 그만큼 올라갈 뿐만아니라, 소명할수 있는 여지가 많지 않다.
그다음 선택할수 있는 방법은 “Quiet Disclosure”라 불린다. 해외금융계좌 신고제의 공소시효는 일반적으로 6년이다. 그러므로 지난 6년 치를 한꺼번에 조용히 신고한다는 의미다. 이렇게 늦게 신고할때는 왜 늦게 신고하게 되었는지 그 이유를 또한 설명해야 한다.
이 방법은 선행돼야 할 일이 한가지 있다. 해외금융계좌를 신고하지 않았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금융자산을 통해서 벌어 들인 소득 또한 신고하지 않았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따라서, 지난 3년 혹은 6년동안의 소득을 수정신고 (Amended Return)를 통해서 먼저 바로 잡아야 한다. 이때, 누락된 소득에 대한 소득세, 그동안의 이자, 그리고 내야할 소득세의 20%를 벌금으로 추가로 내야한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한 방법이며 벌금이나 감사를 피하면서 해결이 된 사례들도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프리 패스 (Free Pass)의 사례는 앞으로는 현저히 줄어들 것이라 관측할수 있다. 감사기관이 최근에 이와 같은 사실을 IRS에 지적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황만 맞는다면, 아직도 이 방법은 문제를 해결할수 있는 하나의 옵션임에는 틀림 없다.
마지막으로 자진신고제 (OVDP)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벌써 세번째인 이 자신신고제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IRS로부터 허가 (Pre-clearance)를 받아야 한다. 허가가 나오면, 모든 금융계좌 정보를 제공함과 아울러 지난 8년간의 누락된 소득에 대한 수정신고를 해야 하며, 8년치의 FBAR를 함께 신고해야 한다. 자진신고제를 이용할때 수정신고를 통해서 내야 하는 세금과 이자 이외에도, 금융계좌의 최대잔고의 27.5%를 FBAR벌금으로 추가로 내야 하기 때문에 그 부담이 상당하다.
하지만 장점도 있다. 자진신고제를 통해 금융계좌를 신고하면, 한번의 벌금으로 금융계좌와 관련된 다른 모든 세금문제가 해결된다. 금융계좌와 관련해서 세무감사를 유예해 주며, 형사소송도 배제된다. 설사 의도적인 규정위반이나 탈세의 사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형사소송을 고려하지 않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