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송동호 종합로펌 이민팀입니다. 반이민정책을 표방해온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지 1년을 앞둔 지금까지 이민법 전 영역에 걸쳐 우려했던 변화들이 생겨났습니다. 전문직 취업비자인 H-1B도 그 잔인한 변화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미국인 노동자를 우선시한다는 정책하에 외국인 고학력자 유입까지 막으려는 의도로 사전 고지도 없이 H-1B 심사 기준을 내부적으로 강화시켰습니다.
이유없이 H-1B 심사를 지연시켰을 뿐만 아니라 어거지식 논리에 근거한 추가서류요청서 (RFE) 발급 남발은 결국 유례업는 H-1B 기각률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얼마 전에는 특정 미국 고용주들을 타켓으로 이민국의 현장실사를 강화하겠다고까지 발표했습니다.
이러한 추세를 볼 때 올해와 마찬가지로 내년도 H-1B 심사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됩니다. 특히 H-1B 직원 의존도가 높은 기업과 고된 유학생활을 마치고 졸업 후 자신의 전공 분야에서 경력을 쌓고자 2018년도 H-1B 신청을 고려하고 계신 분들은 반드시 아래 내용을 숙지하시고 미리 준비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올해 H-1B 승인률이 대폭 낮아진 주된 이유는, H-1B 신청을 위한 사전 요건으로서 노동청에 미리 신청하여 승인받아야 하는 적정임금 (prevailing wage)과 관련된 이슈입니다. 적정임금이란, 고용주가 H-1B 직원에게 반드시 지급해야하는 기본급여액입니다. 노동청은 매년 각 직업 및 지역별로 레벨 1부터 레벨 4까지 차등적으로 적정임금표를 공시합니다.
레벨 1이 엔트리레벨에 속하는 포지션이라면, 레벨이 올라갈수록 난이도와 숙련도가 높아지고 그만큼 적정임금액도 높아집니다. H-1B 신청자들의 대부분이 갓 대학졸업자들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고용주들은 보통 레벨 1으로 H-1B를 신청해왔습니다.
게다가 현실적으로도 관련 경력조차 없는 신규직원에게 굳이 레벨 2 이상의 급여를 지불하려는 고용주들도 없습니다. 지금까지 이민국은 수십년간 레벨 1으로 제출된 H-1B를 아무런 문제없이 승인해왔습니다.
그런데 올해 이민국이 발급한 RFE의 최소 65% 이상이 레벨 1으로 신청한 H-1B 케이스들에 대해서 적정임금이 낮게 책정되었다는 이유만으로 해당 포지션은 H-1B가 요구하는 수준의 전문직종 (specialty occupation)으로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한 단계 높은 레벨 2로 신청한 신규 케이스나 이미 H-1B 소지자로서 연장 또는 고용주 변경을 요청한 케이스에도 RFE가 발급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더해 해당 포지션이 전문직종인지의 여부까지 추가 서류로 입증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지금까지 이민변호사들은 H-1B 케이스를 준비할 때 해당 포지션이 전문직종임을 입증하기 위해 직무의 난이도를 강조해왔습니다. H-1B 승인을 위한 제1요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이민국의 심사 포커스도 여기에 맞추어져왔습니다. 그런데 그만큼 전문지식과 고난이도를 요구하는 직무인데 반해 적정임금은 가장 낮은 엔트리 레벨을 선택했다는 이유로 H-1B가 성립될 수 없다는 것이 지금 이민국이 내놓은 논리입니다. 마치 어린아이가 엄마에게 떼를 쓰는 격입니다.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을 뿐더러 지금까지의 H-1B 심사 정책에 위배되는 논리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관련 규정에 대해 지금까지 나온 이민국과 노동청의 해석은 적정임금 레벨이 1이 되었던 4가 되었건 해당 포지션이 전문직종에 해당되는지에 대한 판단 여부와는 아무런 상관성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문제는 전미 이민변호사들의 계속된 문제점 지적에도 불구하고 강화된 H-1심사는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H-1B 신청인과 변호사의 숙제가 하나 더 늘었습니다. 전문직종임을 입증함과 동시에 적정임금 이슈를 풀어내야만 H-1B가 승인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H-1B 준비 초기단계시 고용주와의 면밀한 협의를 통해 회사 재정 및 조직구조와 H-1B 직원의 업무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바탕으로 적절한 포지션 선정과 적정임금 결정을 요구합니다. 아무쪼록 성공적인 H-1B 승인을 기원하며, 본 칼럼이 독자분들의 H-1B준비에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