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 화장을 하기를 원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 이때 미리 사놓은 묘자리 즉 장지를 어떻게 할것인가가 관건이다.
장지는 재산세를 내지 않아도 되는 부동산이나 일반 부동산과는 처리가 굉장히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트러스트를 만들면 부동산의 명의이전을 트러스트로 하게되는데 이때 부동산이 위치하고 있는 해당 카운티의 등기관리국에 명의이전 등기를 등록하게 된다. 반면 장지를 구입하고 나면 장지 구매/소유관련 서류를 받게 되는 데, 이 서류는 장지가 위치한 메모리얼 공원 (추모 공원 즉 묘/장지 회사)과 고객의 개인적 계약서가 된다. 따라서 메모리얼 공원의 방침에 따라서 상속계획을 세워야한다.
대부분 필자의 고객들은 남가주에 위치한 메모리얼 공원에 장지를 구매했거나 구매예정이다. 유명한 몇몇곳을 연락해서, 장지의 명의를 트러스트로 바꾸는 것을 문의했으나 대답은 한결같이 안된다였다. 그럼 장지에 대해서는 어떤 상속계획을 할 수 있을까?
고객이 본인 사후 해당 장지를 쓰길 원한다면 별다른 상속계획없이, 사후 장례를 집도하는 이, 혹은 의료사전지시서에 고객이 정한 의료대리인이 해당 메모리얼공원과 연락을 취해 장지를 쓰면 된다.
반면 장지를 사놓았는 데 장지를 쓰지 않게 되는 경우 ( 장지를 많이 구매해 놓은 경우 혹은 장지대신 화장을 하는 경우)는 되도록 부모가 살았을 때 해당 장지를 판매해야한다. 아니면 적어도 자녀를 장지의 공동소유자로 만들어서 부모사후 장지를 자녀가 대신 판매하거나 자녀의 장지로 쓸수 있게끔 조치해야한다.
은행에 세이프티 디파짓 박스 (safety deposit box)를 가지고 있는 고객도 많다. 이 또한 해당 세이프티 디파짓 박스가 위치하고 있는 은행의 방침에 맞춰 상속계획을 세워야한다. 세이프티 디파짓 박스도 트러스트 명의로 변경하기 힘들기에, 부모가 살아생전 자녀를 공동주인으로 만들고 해당 세이프티 디파짓 박스의 열쇠를 주어서, 부모사후 세이프티 디파짓 박스에 있던 재산에 대한 처분을 부탁해야한다.
예를 들어 부모가 깜빡 잊고 자녀를 공동주인으로 만들지 않고 세상을 떠났다면 상속과정이 굉장히 어려워질 수 있다. 대부분의 은행은 자녀가 부모 사후 상속집행자로 임명되었다는 서류 (캘리포니아 상속법원에서는 레터스 “Letters”라고 부른다)를 은행에 제출해야지만 자녀가 세이프티 디파짓 박스를 열어보게 하는 데, 해당 임명서류는 상속법원과정을 거쳐야지만 자녀가 법원에서 받아올 수 있는 서류가 된다.
물론 상속법원과정은 많은 변호사 비용과 긴 시간이 요구되기에, 세이프티 디파짓 박스의 내용물을 찾고자 자녀가 비용과 시간을 감당해야하는 이상한 상황이 발생한다. 그나마 내용물을 제대로 알때는 자녀가 아예 포기를 하거나 아니면 찾기위해 시간과 비용 감수에 대한 계산을 해볼수 있는 데, 내용물도 모르면 참 낭패가 아닐수 없다.
실제로 시간과 비용을 다 들여 세이프티 디파짓 박스를 열었는 데, 별 중요하지 않은 서류만 잔뜩 들어가 있었다면 마음이 어떻겠는가?
모든 재산에 해당되지만, 특히 유동재산은 어디에 어떤 계좌를 갖고 있는 지 정확히 명시해놓아야한다. 한국은 금융감독원에서 주민등록번호만 넣으면 고인이 가지고 있던 유동재산에 대한 목록을 다 볼수 있다고 한다.
안타깝게도 미국은 그렇지않다. 따라서 고객이 상속자들에게 제대로 본인이 가지고 있는 재산 목록을 알려주지 않는 다면 찾고 싶어도 못찾는 상황이 생긴다. 실컷 트러스트 계좌로 만들었거나 계좌/생명보험에 자녀를 수혜자로 해놓고 실제로는 계좌/생명보험 존재를 상속자/수혜자에게 알리지 않았다면 , 몰라서 남은 잔고나 사망보험금을 찾을 수 없음을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