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기가 여전히 불황입니다. 비록 신문이나 방송에서는 경기선행지수 같은 지표를 거론하며 이제 회복세로 돌아섰다고 보도하고 있고, 골드만삭스에서는 인터뷰를 통해 향후 2, 3년간 미국경제가 침체할 일은 결코 없을 거라고 낙관적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피부로 느끼는 실물경제는 그리 만만하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굳이 전체적인 세계경제상황까지 들먹이지 않더라도, 카드 돌려막기와 같이 빚을 내서 빚을 막고 있는 그리스와 스페인 같은 유럽 나라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현재 이곳에서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계시는 고객 여러분들의 이야기만 들어도 암울한 경제상황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누구도 빛의 속도만큼 빨리 변하고 있는 미래를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는 데에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불경기와 불확실성 시대에도 불구하고 창업을 꿈꾸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심지어 꽤 안정된 직장에 근무하시는 분들도 언젠가는 내 사업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씀하시곤 합니다.그런데 이런 분들을 만나서 얘기를 나누다 보면 대부분 한국에서 하셨던 일과는 전혀 다른 일들을 하시거나 계획하고 계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스몰 비즈니스 천국이라는 미국에서도 새로 시작한 10개의 비즈니스 중 9개가 망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창업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더군다나 경험이 별로 없거나 전혀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실 때는 그렇지 않을 때보다 위험부담이 더 큰 게 사실이죠. 그렇기에 좀 더 철저한 준비와 계획을 가지고 사업을 시작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창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먼저 좋은 사업 아이템과 좋은 로케이션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모든 분들이 아시는 것처럼 이 두 가지가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건 사실입니다. 이 점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좋은 아이템과 좋은 장소가 늘 성공을 보장하진 않습니다. 그렇다면 이 밖에 고려할 사항들에는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창업을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가장 먼저 당부드리고 싶은 점은 먼저 그것에 필요한 프로세스를 충분히 이해하시라는 점입니다. 창업을 결정하시는 순간부터 실재 사업을 시작하시는 날까지 필요한 모든 것들을 고려하셔서 짜임새 있는 로드맵을 만드시는 게 중요합니다. 만일 변호사나 회계사 같은 전문가를 고용하실 거라면 로드맵을 만드는 이 초기 단계부터 상의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 이유는 발생할지도 모를 시행착오를 최소화 하기 위해서이기도 하고 중요한 타이밍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이기도 합니다. 이런 저런 실수 때문에 론칭 타이밍을 놓치게 된다면 경쟁업체에 뒤처지거나 대박시즌을 놓치거나 혹은 유행에 뒤지는 상품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기왕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시려면 초창기부터 머리를 맏대고 상의하시길 권합니다.
이러한 로드맵에는 가능한 모든 것들이 포함되어야 합니다. 법적인 회사 설립부터 사업에 필요한 여러 가지 라이센스나 퍼밋을 받는 것, 고용인 번호(EIN)를 받고 비즈니스 은행계좌를 여는 것, 거래처와 공급업자들 선정과 회계시스템이나 포스시스템을 구축하는 것까지 필요한 모든 제반 사항들을 고려해서 빠트리는 것 없이 세밀한 로드맵을 만드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체계적인 비즈니스 플랜을 세우는 겁니다. 단순히 융자를 받거나 리스를 얻기 위한 형식적인 것이 아니라 최대한대로 예측 가능한 시나리오를 만들고 현실적인 본인의 능력을 냉철하게 점검해서 실현 가능한 비즈니스 플랜을 만드셔야 합니다. 너무 낙관적이지도 그렇다고 너무 보수적이지도 않게 그리고 최소한 플랜 B까지는 고려해서 플랜을 짜십시오.
무엇보다도 출연 가능한 자금과 인력풀을 미리 설정하시는 게 중요하고 영업과 마케팅과 관련된 장단기 전략은 필수입니다. 그리고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겠지만 그래도 손익분기점 분석을 통해 언제 그 곳에 다다를지 예측해서 그때까지 필요한 실탄을 준비해야 합니다. 그래야 잠언에 나오는 말처럼 공사를 시작하고 대금이 모자라 중도에 포기하는 우를 범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런 큰 그림을 그리지 않고 하나하나 주먹구구식으로 실수하고 배우고 수정하면서 창업을 하는 경우와 SWOT 분석이나 STP 전략같이 비즈니스 종류와 형태를 막론하고 공통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툴들을 사용해서 비교적 세밀히 플랜을 짜고 비즈니스를 시작하는 것은 그 출발선부터 다른 건 당연한 일입니다. 그럼 다음 주에는 기본적으로 로드맵과 비즈니스 플랜에 들어갈 내용들에 대해서 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